2008년 09월 06일
유럽의 IPTV는 방통겸업의 산물이다?
세계 IPTV 서비스 모델중 가장 성공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의 경우, 방송통신 겸업이 가능한 대표적인 나라 입니다.
1986년 당시, 사회당인 프랑수와 미테랑 대통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파 총리인 자크 시락은 공영방송이던 프랑스 1번 채널 TF1을 건설이 주력이던 부이그 그룹에 매각 합니다.
이후 부이그 그룹은 LCI(프랑스 유일의 뉴스전문채널), Euro Sports(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스포츠 전문채널), TPS(우리나라의 SkyLife) 등 다른 방송 채널/SO들을 설립 또는 인수하고, 1994년에는 정부로부터 프랑스의 세번째 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하며 통신시장으로도 진입하게 됩니다.
참고로 현재 TF1은 평균시청율 30% 내외로 (프랑스 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큰 방송사이며, 부이그 텔레콤은 가입자 930만명, 시장점유율 약 17%의 프랑스의 세번째 이통사 입니다.
IPTV가 보급되기 시작한 2003년 무렵 프랑스에서는 다른 주변 유럽 국가들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ADSL 보급률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고,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두 가지 새로운 정책을 취하게 됩니다.
하나는 기간망 사업자인 프랑스 텔레콤에게 가입자망까지를 포함해 보유하고 있는 망을 다른 사업자에게 임대하도록 의무화하며, 이를 통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 입니다.
프리(Free)라는 (기존 프랑스의 어느 사업자와도 연관이 없는) 신규 사업자가 이 새로운 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등장하여, 프리박스라는 시내구간 무료 VoIP를 킬러로 ADSL, 수 십개의 실시간 방송채널의 IPTV를 포함한 TPS STB를 파리를 중심으로 순식간에 보급시키게 됩니다.
현재까지 프리를 위시로, 오렌지(프랑스 텔레콤)를 포함한 7~8개의 사업자가 똑 같은 방식의 STB를 수 백개의 IPTV 채널과 함께 월 30유로(물가 등을 고려해 우리나라의 약 3만원 정도의 느낌...) 안쪽의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으니, 실로 프랑스 유선시장은 프리가 그 그림을 완전히 새로 그려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입니다.
위 7~8개의 TPS 사업자중에 아직은 프랑스 최대의 방송사와 이통사를 보유하고 있는 부이그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TF1과 다른 부이그의 방송 계열사들은 단지 PP로서 그 역할을 유지하고 있을 뿐 입니다 (최근 부이그 그룹은 이동통신서비스를 포함, 새로운 QPS를 출시하겠다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다른 방통겸업 그룹인 비벤디의 경우에도 (방송사 카날 플러스, 이통사 SFR, 유선 Cegetel 등) IPTV를 포함한 TPS 시장에서 리더 역할을 프리에게 내준 채 수동적으로 시장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으며, 카날 플러스 역시 TF1처럼 PP로서 다른 모든 사업자들에게도 자신들의 컨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즘 일각에서 (궂이 프랑스의 예를 들어가며) 방통겸업은 IPTV와 같은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는 정확한 사실에 입각하고 있다 보기가 어려워 보이며,
오히려 민영화 이전 프랑스 텔레콤이 구축했던 인프라에 공적 개념을 도입하고, 과감하게 신규 사업자를 유입시켜 가격 경쟁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이 IPTV의 활성화 뿐 아니라, 브로드밴드의 보급, PSTN의 VoIP화, 유선 통신요금의 인하, 컨버전스의 가속화 등등 요즘 우리도 고민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니콜라 사르코지가 정권을 잡은 이후부터는 TF1 프로그램의 질 저하 (공적 성격을 포기한 채 흥미위주의 상업 방송으로 완전 전환), 부이그 그룹의 총수인 마르탱 부이그(창업주의 아들)와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특별한 개인적, 종교적 친분(마르탱 부이그는 사르코지의 대부)으로 짐작되어 지는 TF1 뉴스 보도의 불공정성 등, 예상 가능했던 TF1 민영화의 모든 문제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요즘 새롭게 지향하고 있는 그 모든 정책들이 과연 기대하고 있는 제 기능을 수행해 낼 수 있을런지...
# by | 2008/09/06 21:08 | 생각 하는대로...! | 트랙백(1) | 덧글(0)

최 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4일 CJ헬로비전과 KT를 방문, 디지털케이블TV와 IPTV 시연을 받았다고 한다.





